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유 전 의원까지 전당대회 출마를 접으면서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가 확정됐다.
일각에서는 비윤(비윤석열)계 대표주자였던 유 전 의원마저 당권레이스에서 빠지면서 ‘김빠진’ 전당대회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충분히 생각했고, (전당대회 출마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며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면서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며 글을 맺었다.
유 전 의원은 그동안 출마 여부를 고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계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의 불출마 결정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 변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기존 ‘7(당원투표) 대 3(여론조사)’ 룰에서는 각종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룰이 ‘당원투표 100%’로 변경된 이후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주류세력인 친윤계 의원들의 유 전 의원에 대한 비토도 거셌다.
마지막 변수였던 유 전 의원이 불출마 결정을 내리면서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김 의원과 안 의원의 양자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
두 당권주자는 상대방에 대한 견제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자유헌정포럼 특강에서 “당의 지도자는 희생과 선당후사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자기정치에 조금이라도 빠지기 시작하는 순간 당은 갈라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군에 포함된 안 의원을 겨냥해 당대표직을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반면 안 의원은 김 의원이 배구선수 김연경씨와 가수 남진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지지자인 듯한 설명을 달았다가 논란이 벌어진 점을 문제 삼았다.
안 의원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충분한 소통과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사진을 올렸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만약 총선 기간 중에 이런 일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그 선거는 완전히 망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이 직접 양측에 사진을 올려도 된다는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꽃다발은 누가 가져왔는지 모르겠지만 김 의원이 준비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6차 회의를 열고,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본선 진출 후보를 4명으로 추리기로 결정했다. 또 최고위원은 8명, 청년 최고위원은 4명으로 각각 컷오프 규모를 정했다.
현재까지 당대표 출사표를 던진 주자는 김·안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강신업 변호사 등 모두 6명이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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