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호주오픈에서 2회전 만에 탈락했다. 이번에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나달은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매켄지 맥도널드(65위·미국)에 0대 3(4-6 4-6 5-7)으로 완패했다. 디펜딩챔피언 나달의 2년 연속 우승도 무산됐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 3회전에 오르지 못한 건 2016년 호주오픈 1회전 탈락 이후 7년 만이다.
나달은 지난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우승했지만, 윔블던대회에선 복부 부상으로 4강에서 기권했고 US오픈도 16강에 머물렀다.
올해 호주오픈을 앞두고도 컨디션은 썩 좋지 못했다. 이번 시즌 2번의 단식 경기에서 모두 패한 채 호주오픈에 출전한 나달은 1회전에서는 잭 드레이퍼(38위·영국)를 3대 1(7-5 2-6 6-4 6-1)로 이겼지만, 2회전에서 상대적 약체로 분류된 맥도널드에 완패했다.
이날 경기에선 엉덩이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를 하지 못했다. 2세트 도중에는 메디컬 타임아웃을 신청해 치료를 받기도 했다. 부상 투혼에 나달의 아내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나달은 그럼에도 마지막 세트에는 5-5까지 접전을 펼치는 등 끝까지 경기를 치러 관중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나달을 꺾은 맥도널드는 2018년 윔블던, 지난해 호주오픈 16강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인 선수다. 아직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우승 타이틀이 없고, 세계랭킹 최고 기록은 지난해 8월 1일 48위다. 2020년 프랑스오픈 2회전에서 나달에 0대 3으로 패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맥도널드는 “경기에 집중하려 했고, 정말 잘 플레이했다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끝까지 싸운 나달을 향해서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나달을 향해 “엄청난 챔피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며 “최고의 선수와 상대하는 건 언제나 어렵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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