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터널 최초 발화 트럭, 3년전에도 주행 중 불났다”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당시 최초로 불이 시작된 폐기물 운반 트럭이 과거에도 주행 중 유사하게 불이 났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트럭 운전자 A씨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A씨 진술에 따르면 이번 화재 당시 최초 발화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은 3년 전인 2020년에도 제2경인고속도로에 있는 요금소 근처를 달리던 중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운전자는 A씨였는데, 그땐 다행히 2차 사고로 번지지 않아 인명피해가 없었다. 당시 불이 나자 A씨는 차량을 멈춰 세웠고, 인근 톨게이트 직원 등이 나와 불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09년식인 집게 차에 당시 이미 노후화에 따른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배터리와 전기배선 등 집게 차 잔해물을 정밀 분석하면서 차량을 운용하는 폐기물 수거 업체에서 안전보건일지 등을 확보하는 등 차량 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A씨가 3년 전 화재 이후 차량 정비를 제대로 했는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최초 발화 부분에 머무르고 있어 피해가 왜 커졌는지를 규명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터널 천장과 벽의 폴리메타크릴산 메틸, 아크릴 소재 탓에 불이 빠르게 확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터널 시공사에 대한 수사는 착수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긴급 상황 발생 시 차들이 추가로 터널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차단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고속도로 운영사를 상대로도 경위를 파악 중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1시49분쯤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성남 방향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5t 폐기물 운반용 화물차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다. 플라스틱 재질의 방음터널로 옮겨붙은 불은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12분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 총길이 830ｍ 방음터널 가운데 600ｍ 구간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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