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달에 와그너 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면서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전달한 무기의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인 2017년 무역 블랙리스트에 추가된 와그너 그룹에 대해 추가 경제 제재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 정부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인도했다”면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북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인도를 북한은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지난달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상당량의 포탄을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것으로 위장해 공급한 정보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판매는 러시아 정부에 공급된 것은 아니라고 커비 조정관은 부연했다.
와그너 그룹은 2014년 설립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는 등 우크라이나에서도 비공식적으로 활동해 왔다. 최근에는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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