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베테랑 내야수 맷 카펜터(37)를 영입했다. 앞서 현역 최정상급 공격형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11년짜리 장기 계약으로 데려온 데 이어 야수진을 재차 보강한 것이다. 직전 시즌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김하성(27)의 입지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파드리스는 21일(한국시간) 카펜터와 2023 시즌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600만달러(77억1300만원)를 받고, 시즌 종료 후 잔류를 선택할 시 2024 시즌에도 같은 금액을 받는 1+1년 형태로 알려졌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뉴욕 양키스를 거친 ‘베테랑’ 카펜터는 코너 내야수로 빅리그 생활을 시작했지만 2루수, 외야수도 소화한 적 있는 우투좌타 야수다. 카디널스 말년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양키스로 적을 옮긴 뒤 불과 47경기에서 홈런을 15개나 때려내며 녹슬지 않은 펀치력을 과시했다.
앞서 이달 초엔 리그 최정상급의 공격형 유격수 잰더 보가츠(30)가 11년 2억8000만달러(3598억원)의 ‘메가톤급’ 장기 계약으로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보가츠는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뛴 10년간 5차례나 아메리칸리그 유격수 부문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이 같은 영입은 일부 예견된 수순이었다. 정규 시즌 도중 후안 소토와 C.J.에이브럼스를 데려오기 위해 워싱턴 내셔널스와 2대 5 트레이드로 정상급 유망주들을 내주며 불이 붙은 ‘윈 나우’ 기조는 스토브리그 광폭 행보로 이어졌다. 비록 성사되진 않았으나 파드리스는 올해 이적시장에서 호세 아브레유, 트레이 터너, 애런 저지 등 정상급 타자들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과 약물 복용으로 추락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빈자리를 메우며 올해 파드리스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던 김하성이지만 포지션 변경은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 현재로선 보가츠가 유격수, 김하성이 2루수로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원래 2루를 봤던 제이슨 크로넨워스는 1루로 옮겨가고, 나이 등의 문제가 있는 카펜터는 지명타자와 대타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우에 따라선 우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카펜터가 김하성 대신 뛸 수도 있다. 김하성의 올 시즌 우투수 상대 타율은 0.243로 좌투수 상대 0.270보다 떨어졌다.
다만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인 켄 로젠탈은 최근 일부 구단이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문의했으나 A.J.프렐러 파드리스 단장이 이를 일축했다고 전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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