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참배 일정이 취소된 것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현지 교통 상황을 이유로 여왕 장례식 전 윤 대통령의 참배 일정이 불발된 것을 두고 “아마추어 외교” “외교 참사”라며 파상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은 “조문 외교마저도 정쟁거리로 몰아가는 행태”라고 응수하며 정부의 입장을 옹호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조문과 장례식 참석은 엄연히 다르다”며 “계획된 조문을 하지 못한 것 아닌가. 외교 참사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또 “외교부가 무능하거나 대통령실이 치밀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마추어 외교를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조문 없는 조문 외교로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상갓집에 가서 조문하지 않고 육개장만 먹고 온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공식적인 것은 성당에서 여왕을 모시고 500명이 참석한 장례식 미사”라며 “장례식 미사 참석이 큰 의미의 조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뿐 아니라 늦게 런던에 도착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오스트리아 대통령, 이집트 총리 등도 장례식 후에 조문록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방어막을 쳤다. 윤상현 의원은 “외교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조문 외교마저도 국내 정치의 정쟁거리로 몰아가는 행태를 바꿔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반발했다. 신원식 의원도 “다른 나라에서 (조문 연기가) 정쟁의 대상이 돼 외교 참사라고 한 적이 있느냐”며 “다른 나라와 (이런 문제로) 비교 우위에 있는 것 자체가 수치”라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의 대북 비핵화 플랜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여당 의원의 비판도 나왔다. 윤 의원은 “담대한 구상이 담대해 보이지 않다”며 이명박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차별화되는 점을 따져 물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경제적 지원 외에 북한이 핵개발의 구실로 삼는 안보 정치 군사 분야까지 논의하자는 것에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권 장관은 ‘북한과의 물밑 대화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윤 의원 질의에 “아직은 물밑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대북 문제에 있어서 공개적인 대화가 다가 아닐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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