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팔·다리 등의 근육은 줄어든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으면 이런 근 손실이 ‘더 많이, 더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라면 체중을 줄이는 동시에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달리,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나친 영양섭취 등으로 간에 지방질(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여 발생하는 염증을 말한다.
간에서 지방이 많이 합성되거나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아 생긴다. 전체 지방간의 80%를 차지한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곽금연·신동현, 임상역학연구센터 조주희·강단비, 건강의학센터 강미라 교수팀은 2006~2016년 최소 두 차례 이상 건강검진을 받았던 20세 이상 남녀 5만2815명을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 간학회 공식 학술지 ‘헤파톨로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 대상자들의 평균 나이는 49.1세, 초음파 검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진단받은 사람은 전체 31.9%(1만6859명)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생체 전기 임피던스 측정기법(BIA)을 이용해 측정된 사지 근육량 변화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여부를 파악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없는 사람에 비해 있는 사람에서 근육량이 평균 25% 가량 더 많이 감소했다(5년간 근 감소량 225.2g 대 281.3g).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간섬유화가 진행된 경우 2배 정도 더 많은 근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50대 미만이거나 당뇨나 고지혈증을 동반한 경우, 흡연을 하는 경우, 음주량이 많은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근손실과의 상관 관계가 더 두드러졌다.
곽금연 교수는 29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으면 체내 단백질 합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근손실이 일어나기 쉽다”면서 “골격근의 손실은 그 자체로 질환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질병 발생을 부추기고 치료도 어렵게 만드는 만큼 가볍게 봐선 안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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