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화물차 휴게소 서비스인 ‘내트럭하우스’는 지난해에만 115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었다. 셈법은 이렇다. 도로교통공단 연구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자의 휴식으로 올릴 수 있는 교통사고 예방 편익은 1인당 5917원이다. 여기에 내트럭하우스 연간 이용자(60만9000명)를 곱하면, 교통사고 예방효과는 36억원이다. 대당 2350원의 주차비용을 아껴 화물차 140만1000대가 33억원을 절약했다. 편의시설 이용으로 46억원의 여가가치 개선 효과도 얻었다.
SK그룹이 무형의 사회적 가치를 유형의 화폐 가치로 측정하는 산식을 23일 공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뜻에 따라 그동안 내부에서만 공유하던 걸 외부에 알렸다. 이해 관계자와의 소통으로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를 발전시키자는 의도다.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을 강조해왔다. 사회적 가치 측정은 이를 위해 꼭 필요하다.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은 “경제적 가치는 재무제표나 손익계산서 등으로 관리 가능하다. 사회적 가치도 이렇게 관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고민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측정 산식이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자체 반도체 전문 학습기관 ‘반도체 아카데미’ 운영으로 얻은 사회적 가치는 지난해에만 85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사설 교육기관의 평균 교육비에 지난해 전체 수강 인원을 곱했다. 반도체 아카데미 이용료를 뺐다. 협력사 직원들이 교육에 쓸 돈을 그만큼 아낀 것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석유화학 제품 생산 과정에서 폐기되는 열을 회수해 인천지역 4만 가구에 냉·난방 에너지로 공급했다.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사회적 가치는 28억원이다.
SK그룹은 산식을 적용해 숫자화한 사회적 가치가 지난해에 18조4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대비 7조원(60%)가량 늘었다. 환경공정에서 부정 성과를 받았지만, 고용·배당·납세·노동 등 다른 전 분야에서 긍정 성과를 기록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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