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명박(MB)계 좌장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11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에 대해 “논문 발표하나 생각했다. 이론만 이야기했지 실천적 과제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취임사를 밑줄을 그어가며 세 번 읽었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취임사는 국민 마음에 확 와닿아야 한다. 대중들이 ‘아, 나라가 앞으로 5년 동안 정말 잘되겠구나’, ‘저렇게 하면 우리 국민들에게는 어떤 이득이 있고 나라는 어떻게 돌아가고 잘되겠구나’가 피부로 확 와닿아야 한다”며 “좋고 거룩한 말만 쭉 연결해놔서 국민들의 피부에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너무 개념적이고 관념적인 말이 많았다”며 “취임사 전문을 하나하나 세어봤는데 자유라는 말도 35번이 나온 게 맞더라. 일상적으로 자유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자유의 실천적 과제가 몸에 와닿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고문은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가의 주인은 언제나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 되는 것을 방해한 사람이 정치인들”이라며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을 강조하지 말고 그러기 위해서 ‘나는 정치를 어떻게 개혁하고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새롭게 어떻게 만들겠다’ 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것이 옳다’ 이런 주장만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촉구했다.
이 상임고문은 “정치 전략적으로 총리를 붙들고 있는 것도 옳지 않지만, 총리하고 장관하고 결부시켜 총리를 인준해줄 테니 장관 누구를 낙마시키라는 것은 정말 구시대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물론 야당과 국민 마음에 흡족한 사람을 임명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대통령이 처음으로 내각을 꾸려 나라를 잘 운영해 보겠다는데 처음부터 저렇게 발목을 잡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제가 초선 시절(제15대 국회) 김종필 총리 인준을 6개월간 안 해주고 잡은 장본인으로 욕도 많이 먹고, 김종필 총리가 저보고 ‘이 의원 그만 좀 하지’라고까지 이야기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출범이 제대로 나가야지 처음부터 저렇게 발목을 잡으면 피해가 국민들에게 온다”며 “출범시키고 난 뒤에 비판해도 늦지 않다”며 총리 인준을 당부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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