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최근 아동세례를 받은 교인들은 입교절차 거치지 않아도 세례 교인의 자격이 있다고 결정했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7~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세례를 하기 위해 ‘아동세례’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지난 성탄절에 전국 주요 교회에서 아동세례가 처음 시행됐지만 동시에 이들이 별도로 입교를 받아야 세례 교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단 안에서는 아동세례를 받았더라도 입교가 필요하다는 이들과 아동세례자들에게까지 입교를 거치게 하면 유아세례와의 차별이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입교는 6세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유아세례를 받은 이들이 13세가 된 뒤 자신의 입으로 신앙 고백을 하면서 세례를 확증하는 절차다.
예장통합 임원회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헌법위원회에 헌법 해석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헌법위원회는 “아동의 경우 자유의지와 신앙고백에 근거해 아동세례를 실시하는 점을 고려할 때 부모의 세례 및 교인 여부와 관계없이 세례를 베풀 수 있다”면서 “동시에 아동세례를 받은 이들이 입교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세례 교인의 자격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아동세례 입교’와 관련한 논란이 해소될 전망이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12월 아동세례 문답서를 펴내고 세례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마무리했다. 아동세례 입교 논란이 종식된 만큼 교단 예식서 개정위원회가 조만간 아동세례 전반의 절차를 담은 예식서도 출판한다.
아동세례는 국내 주요 교단 대부분이 도입했다. 이미 예장합동과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등이 아동(어린이) 세례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교단은 아동세례 시행에 앞서 2019년 유아세례자들에게까지 성찬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는 결정을 내렸다. 유아 성찬은 보편적 추세로 미국장로교회와 스코틀랜드교회는 각각 1983년과 1992년, 유아세례자를 포함한 모든 세례교인으로 성찬을 확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기독교장로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대한성공회, 기독교한국루터회 등도 유아 성찬을 시행하고 있다.
유아 성찬이 중단됐던 건 로마 가톨릭의 영향 때문이다. 1214년 제4차 라테란 공의회에서 ‘화체설’이 공인된 게 유아 성찬 중단의 계기다. 화체설은 성찬에 사용하는 성물을 주님의 실제 살과 피로 믿는 교리로 어린이들이 성찬식 중 성물을 흘리는 걸 막기 위해 성찬 참여 나이를 성인으로 제한했다. 개신교는 ‘기념설’을 택하고 있어 이런 우려에서는 자유롭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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