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명 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 4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을 통해 메타버스 확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포석이다.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1조87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인수 가격은 주당 95달러로 전액 현금으로 지불한다.
CNBC방송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IT(정보통신) 산업 역사상 최고액 인수합병(M&A)이다. 종전 기록은 2016년 델(Dell)이 데이터 스토리지업체인 EMC를 인수할 때 지출한 670억 달러다. 또 MS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이기도 하다. 종전에는 2016년 260억 달러를 투자한 링크드인 인수가 가장 큰 M&A 였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의 게임 콘텐츠를 보유한 업체로 전 세계 190개국에서 매달 4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MS는 자사의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출시해 게임 생태계 확대에 나선다.
MS는 이번 인수의 진짜 목적이 메타버스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천명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모든 플랫폼을 통틀어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영역이며 메타버스 플랫폼 확장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MS 엑스박스 스튜디오 필 스펜서 대표도 “메타버스가 무엇이든 간에 게임이 그 주류를 만드는 데 최전선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메타버스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지 명확하지 않지만, 게임을 중심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게임은 가장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영역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NYT)는 “게임에는 어느 정도 메타버스가 존재한다”면서 에픽의 ‘포트나이트’를 예로 들었다. 포트나이트 게임 플레이어는 개인 아바타로 게임에서 수백 시간을 보내고 다른 플레이어와 아바타로 싸우고 상호작용을 한다. 또 사용자들은 아바타를 꾸미는 데 돈을 지출하기도 한다.
이번 인수는 규제기관 승인 등을 거쳐 약 18개월 뒤에 완료될 예정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MS는 텐센트, 소니에 이어 전 세계 3위 게임 업체로 등극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빅테크 기업에 과도하게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에서도 최근 빅테크 기업의 반독점 문제를 까다롭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PC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클라우드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업체다. 여기에 강력한 게임 콘텐츠 경쟁력까지 보유하게 될 경우 또다른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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