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신축 현장 붕괴 사고를 두고 상반된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장연주 정의당 광주시의원은 현대산업개발을 “살인기업”이라고 비판했고, 현대산업개발 건축직 직원은 “모든 현장이 부실한 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7일 장연주 정의당 광주시의원이 ‘살인기업! 현대산업개발 영구 퇴출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을 올렸다.
장 의원은 “학동 참사 7개월 만에 또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킨 현대산업개발에 건설사업권을 승인하는 것은 살인면허를 유지해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정부가 즉각 강력한 행정조치를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동 참사와 관련해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은 꼬리자르기 대응으로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며 “현대산업개발을 제대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법이 부여한 권한으로 살인 기업을 영구퇴출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학동 참사’는 지난해 6월 8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지상 5층·지하 1층)이 도로 쪽으로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사망 9명·부상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 재개발구역 시공사가 HDC현대산업개발이었다.
장 의원은 “원청사 대표와 회장이 사과 한두 마디 내뱉으면 용서되고 또다시 처벌에서 빠져나가는 황당한 나라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방안이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며 “정부가 산인기업에게 시민이 살 주택을 계속 짓게 내버려둔다면 살인방조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 안전을 담보로 이윤만 추구하며 전국에서 대규모 공사 중인 현대산업개발의 건설업 등록을 말소해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직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또 다른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입사 10년차 미만의 건축직 직원으로 소개한 청원인 A씨는 “제가 아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언론에 보도된 만큼 부실기업이 아닌 기술자의 사명과 신뢰로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분들께 깊히 사과드린다. 저 또한 납득이 되지 않는 현실에 괴롭다”며 “부실시공이 주된 원인이라면 책임을 통감하고 철거와 재시공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제 회사의 의견이 아니라 지극히 제 주관적인 견해”라고 강조하면서 “개인적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모든 아이파크 현장이 결코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현장에 부임받은 이래로 매순간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 그리고 기술자로서의 책임감과 성실성으로 임해왔다. 제 윗분들께 그렇게 배워왔다”고 말했다.
청원인 A씨는 “40년 넘게 피땀 흘려 일군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져 가슴이 아프다. 주변 건물만 봐도 숨이 턱 막힌다”며 “회사가 존폐 위기에 직면해있지만 결코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을 거라 믿는다. 이번을 계기로 회사도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원은 오후 4시 40분 기준 548명의 동의를 받았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지상 39층짜리 건물 23∼38층 일부가 붕괴하면서 1명이 다치고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실종자 중 1명이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으며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