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비판 교육을 했다가 총신대에서 해임된 이상원 교수가 복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부장판사 정용석)은 “이 교수에 대한 해임은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해 위법하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29일 해임취소 결정을 했다.
총신대는 지난해 5월 이 교수가 ‘2019년 2학기 강의 중 성희롱 발언을 했으며, 총학생회에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서 2차 피해를 유발하고 학내외에 많은 혼란을 일으켰다’며 해임 결정을 했다.
이 교수는 이에 불복해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으나 지난해 11월 기각당했다. 다시 행정법원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번에 승소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 교수가 남성이 동성애에 이르는 유인 등에 관한 의견이나 해석을 개진함으로써 이성애에 반대하는 윤리관을 전달하려는 취지에서 발언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발언 행위가 부적절하기는 하나 표현의 내용과 수위, 발언의 동기와 경위, 횟수, 전체 수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교수를 해임에 이르게 할 만큼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교수가 내용증명 우편으로 총학생회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므로 2차 피해의 유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당시 이 교수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성희롱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학생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으므로 이 교수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대리한 조영길 변호사는 “이 사건은 이 교수가 ‘인간론과 종말론’ 수업 때 동성 성행위의 위험성을 설명하면서 창조질서에 맞는 윤리관을 가르치면서 시작됐다”면서 “재판부가 총신대의 해임결정과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분명하게 판단했다는 점에서 올바른 판결”이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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