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가장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고등학생들 가운데 1명이 ‘교통사고 전문 한방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심야에 친구들을 만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은 ‘미성년자에 치료를 받는 환자’라는 이유로 구속 대신 병원에 머물며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의정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쯤 의정부시 민락동에서 30대 A씨와 고교생 6명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고교생들에게 폭행 당한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 날 숨졌다.
이 사건은 숨진 피해자의 지인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청원인은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폭행해 뇌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했으면서도 이미 고인이 된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거짓 진술을 하며, 피해자가 맞고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가해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피해자 가족과 지인에게 많은 상처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등학생 무리 6명이 살인을 저질러 한 가정을 완전히 파탄 냈다”며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향후에 피해자가 될지 모르고 이러한 상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려면 강력한 처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인은 경찰 대응에 대해 조사를 제대로 안 하고 돌려보냈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은 사건 당일인 4일 오전 10시45분쯤 “4, 5명이 싸운다”는 112신고를 접수하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119에 출동을 요청했고 오전 10시57분에 119구급대가 도착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지구대 경찰관들이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현장에서 폭행에 가담한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1명은 교통사고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 병원장 요청으로 병원에 인계됐다.
병원에 입원 중이던 학생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외출’ 허락을 받고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머지 1명은 1차 조사 후 부모의 신원보증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건을 수사 중으로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당시 출동한 경찰관이 적법한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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