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원숭이 사육장에 막무가내로 침입한 후 원숭이에게 과자를 준 여성이 동물원 측으로부터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행각이 알려지면서 여성은 다니던 회사에서도 잘렸다.
폭스뉴스는 지난 23일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동물원의 거미원숭이 사육장 안에 무단 침입해 멋대로 돌아다녔던 루시 레의 사연을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NS를 통해 퍼진 영상 속 루시는 거미원숭이 사육장 폭포에 들어가 앉아 원숭이들에게 ‘핫 치토스’로 추정되는 과자를 나눠줬다. 동물원 책임자 조 몬티사노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원숭이들이 이 과자를 실제로 먹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루시는 원숭이들이 가까이 와도 경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물가를 홀로 휘젓고 다니는 모습도 포착됐다.
거미원숭이들은 보통 사람과의 접촉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을 향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몬티사노는 현지 매체에 “루시는 멍청했고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숭이들은 힘이 강하고 송곳니를 갖고 있다”며 “마음만 먹으면 원숭이들은 사람을 내팽개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동물원의 사육사인 메이슨 클라이스트도 “(루시는) 본인이 위험할 뻔했던 것뿐만 아니라 원숭이들의 안전에도 위협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적인 식단에 따라 먹이를 먹는 원숭이들이 루시가 주는 과자를 먹었다면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면서 “사육사가 원숭이들과 수년간 쌓아온 신뢰 관계를 망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를 원숭이에게 옮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피해 원숭이들은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엘파소 동물원 측은 루시에 대한 형사고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사로 로펌에서 일하던 루시는 직장에서도 해고됐다. 그가 일하던 로펌은 바로 다음 날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내 동물원의 입장을 지지하고 루시를 재빨리 ‘손절’했다.
로펌 측은 “루시는 해고됐다”며 “우리 로펌은 동물들과 동물권에 대한 강한 지지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당연히 그런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동물원과 거미원숭이들이 하루빨리 트라우마적인 경험으로부터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SNS 계정에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동물보다 (루시의) IQ가 더 낮은 것 같은데 왜 동물이 우리에 갇혀있는 거냐” “같은 인간으로서 부끄럽다” “대체 왜 저러냐”는 등 기가 찬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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