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관 교체 공사 중 안전 조치 미흡으로 60대 노동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하도급 업체 임원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윤성헌 판사)은 26일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도급 업체 대표 A씨(44)와 이 업체 상무 B씨(60)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A씨의 업체로부터 일부 공사를 받아 시행했다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재하도급 업체 대표 C씨(56)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5월 17일 0시20분쯤 인천시 부평구 상수도관 공사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작업자 D씨(당시 62세)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업체 소속이던 D씨는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도급받은 상수도관 교체 공사에 용접공으로 투입됐다. 공사는 단수를 막기 위해 기존 배관의 양 끝에 차단밸브를 설치한 뒤 진행됐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차단밸브에 우회 경로관을 연결해 수돗물은 계속 공급되는 상태였다.
그러나 차단밸브의 고정핀이 수돗물의 수압을 견디지 못해 파손됐고, 수돗물이 우회 경로 대신 기존 배관으로 쏟아지는 바람에 배관 속에서 작업중이던 D씨는 그대로 익사했다.
재하도급 업체 대표 C씨는 사고 발생 3개월 전 차단밸브의 고정핀을 한 공업사에 의뢰해 제작하면서 고정핀의 안정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와 B씨도 차단밸브가 설계도에 따라 만들어졌는지, 수압을 견딜 수 있는 재질인지 등 공사상 안전 요소를 점검하지 않았다. 또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밀폐된 공간 작업시 외부에 감시인을 배치해야 하는 규정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 판사는 “피고인들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그 부분이 한 원인이 돼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고인들이 수사 단계에서부터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했다”며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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