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노환으로 선종한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은 죽음을 앞두고 세상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행복을 염원하는 바람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최근 정 추기경님을 찾아뵈었을 때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이후로는 건강이 악화해 말씀하시기 어려워했다”고 이날 연합뉴스에 전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월 21일 몸에 심한 통증을 느낀 뒤 주변 권고로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입원 초기에는 몸 상태가 극도로 악화하는 등 선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꾸준히 건강을 되찾으면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달 병석에서 다른 신부들이 공동 집전하는 미사에도 참여했다. 당시 그는 자신을 위해 기도를 올리는 본당과 신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정 추기경은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면서 연명치료도 거부했다.
정 추기경은 2006년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그가 선종한 뒤 안구적출 수술이 진행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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