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전의 한 가정 어린이집에서 21개월 여자 아이가 질식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상황이 담긴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됐다.
21일 MBC ‘뉴스데스크’는 당시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를 억지로 재우려고 이불에 엎드리게 한 뒤 자신의 다리로 10분 이상 압박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달 30일 오후 12시30분쯤이었다. 원장은 다른 아이들이 잠든 가운데 피해 아동이 잠을 자지 않자 유모차에서 들어 이불을 깐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이어 자신의 다리를 아이 몸 위로 올려 옴짝달싹 못하게 했다.
아이가 불편한 듯 고개를 들자 이번엔 아이의 머리를 팔뚝으로 누르고 온몸을 감싸 안았다. 아이가 왼쪽 다리를 움직이며 불편함을 호소했으나 원장은 이를 무시한 채 10분 이상 이 상태를 유지했다.
그로부터 1시간쯤 뒤, 아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한 원장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아이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사였다.
피해 아이 아버지는 “하필이면 어린이집을 보낸 것도 거길 보내서, 진짜 그게 너무 미안했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못 지켜줘서 아빠가 그게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원장은 “아이를 숨지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족 측은 단순 과실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유족 측 대리인은 “머리를 바닥을 향하게 한 상태에서 그 위에 이불을 덮고 체중을 전부 실었다. 그러면 이 아동이 숨을 쉴 수 없다는 걸 인지했을 것이므로 살해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유족 측은 원장에게 지난달 신설된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해 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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