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50명에 가까운 어린이가 목숨을 잃은 가운데, 반(反)군부 활동을 하는 어른을 잡기 위해 어린아이들까지 구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7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군경은 이틀 전 바고 지역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공보 책임자 자 레이의 가족과 친지 6명을 15시간가량 가뒀다.
이 중에는 자 레이의 네 살배기 딸과 두 살배기 조카딸 등 어린 아이 3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 레이는 2월 1일 쿠데타 이후 반 군부 시위를 이끌었다. 그러자 군부는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어겼다는 이유로 그를 기소했다.
자 레이에 따르면 그가 집을 떠나 도주하자 군경은 6차례 이상 집을 찾아와 그의 행방을 물었다. 견디다 못한 아내도 네 살 딸을 친정에 맡기고 다른 곳에 몸을 숨겼다.
5일 새벽 자 레이의 장모 등이 딸을 그의 엄마에게 데려가던 중 군경에게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서로 옮겨져 조사를 받고 다시 군부대로 옮겨졌다.
딸의 소식을 전해 들은 자 레이는 미얀마 나우에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을 체포하거나 어디론가 데려갈 이유가 없다. 내 딸은 너무나 어리다”며 “이는 국제법과 아동 인권 침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사 그들이 아무 짓을 안 했다 하더라도 아이들을 제복 입은 사람들이 가득한,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환경으로 데려감으로써 심리적 트라우마를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한 친척은 “아이들은 겁에 질렸지만, 그들은(군경들은) 계속해서 자 레이가 어딨는지를 물었다”고 이라와디에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진짜 자 레이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걸 알고 나서야 우리를 풀어줬다”고 덧붙였다.
이 친척은 “자 레이의 딸은 이미 부모와 떨어진 데 대해 정신적 외상을 입은 상태였는데, 이번에 군경에 체포되면서 더 큰 트라우마를 겪을 것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김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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