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32·NC 다이노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에게 맡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이적 협상이 마감 시간인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까지 성사되지 않았다. 나성범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한국프로야구 KBO리그·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면서 핵심 타자를 지킨 NC의 입장에선 손해가 아니다. NC는 이제 스프링캠프 전까지 외국인 투수 물색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NC 관계자는 10일 “나성범 측으로부터 이적할 구단을 찾지 못하고 포스팅이 종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성범은 지난달 10일 메이저리그에 포스팅 공시됐다. 같은 달 중순에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에서 훈련하며 협상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낭보를 받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재도전은 2021시즌을 완주한 뒤에 가능하다.
보라스는 세계 최대 프로스포츠 시장인 미국에서 ‘슈퍼 에이전트’로 불릴 만큼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이런 보라스의 협상력도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재정난으로 힘을 받지 못했다. 나성범의 2019년 무릎 십자인대와 연골판 파열이 우려를 낳은 점도 협상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협상은 서류 접수 마감을 1분도 남기지 않고 타결되기도 하지만, 나성범에게 극적인 반전은 찾아오지 않았다.
나성범은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자가격리 기간을 거친 뒤 NC로 합류할 계획이다. 귀국 시점에 따라 스프링캠프에 곧바로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NC는 2월 경남 창원 홈구장 NC파크와 인근 마산구장에 스프링캠프를 꾸릴 계획이다.
나성범의 잔류로 지난해 창단 첫 KBO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뤄낸 NC는 전력을 유지하게 됐다. 나성범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170안타(34홈런) 112타점 115득점 타율 0.324를 기록해 NC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우승을 확정한 6차전까지 모두 출전해 11안타(1홈런) 6타점 타율 0.458을 작성했다. 나성범의 타율은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NC와 두산 베어스 타자 중 가장 높았고, 출루율·장타율 합산(OPS)도 1.065나 됐다.
NC는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적으로 협조했지만, 내부에서는 ‘나성범을 대체할 선수가 나성범뿐’이라는 목소리도 공존했다. 지난해를 ‘신흥 왕조’의 원년으로 삼으려는 NC의 입장에선 나성범 같은 장타자의 잔류가 마냥 비보는 아닌 셈이다.
NC는 이제 남은 1명의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마운드의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와 총액 180만 달러, ‘공포의 8번 타자’ 애런 알테어와 총액 140만 달러로 이미 재계약을 확정했다. 우완 마이크 라이트만 계약하지 않고 작별하게 됐다. NC 관계자는 “외국인 투수 자원의 공백을 채울 대체 전력을 해외에서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20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