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발언에 대해 “자가당착” “유체이탈”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15일 “오늘 문 대통령의 발언은 그렇게 소리 내어 계승하겠다던 ‘김대중 정신’의 폐기 선언이자 민주주의 포기 선언”이라며 “취임 당시 무소불위 권력기관은 없게 하겠다던 대통령이 무소불위 공수처 괴물기관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 또한 절제와 관용의 ‘김대중 정신’을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공수처 출범으로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의 칼날이 무뎌질 것도 우려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법까지 개정해 공수처장마저 정권 입맛대로 지명하려고 하면서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언급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검찰개혁을 빌미로 밀어붙인 이 폭거에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라임·옵티머스 사기 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현 정권 비리는 그대로 묻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공수처가 설치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없었을지 모른다”고 한 발언에 대한 비난도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라면서, 법 시행도 전에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버리고 대통령 마음대로 하도록 (공수처를) 만들었냐”며 “지난 정부에 그런 공수처가 있었다면, 검찰은 국정농단 수사를 시작조차 못하지 않았을까”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유체이탈 수준을 넘어섰다”며 “문 대통령이 임명할 공수처장이 어떻게 할지는 뻔하다. 말 안 듣는 검사, 판사, 정치인부터 내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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