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국민들의 열렬한 추모 속에 영면에 들었다.
마라도나는 26일(현지시간) 저녁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의 베야 비스타 공원묘지에 안장됐다. 전날 자택에서 갑작스러운 심장 마비로 60세의 생을 마감한 지 하루 만이다.
아르헨티나의 ‘국민 영웅’으로 불렸던 마라도나의 마지막 길엔 수많은 팬이 함께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부터 사흘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하고, 고인의 시신을 대통령궁 카사 로사다에 안치해 조문객을 받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전 6시 조문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수많은 팬이 카사 로사다 앞에서 줄 서 기다렸으며, 날이 밝은 후에는 줄이 점점 길어져 인근 수 ㎞까지 조문 인파가 늘어섰다. 빈소로 들어간 팬들은 아르헨티나 국기와 유니폼으로 덮인 고인의 관을 향해 성호를 긋거나 키스를 보내며 ‘축구의 신’에게 눈물의 작별 인사를 했다.
카사 로사다 근처 5월 광장(플라사 데 마요)도 국기와 유니폼을 두르고 ‘디에고’를 외치는 팬들로 가득 찼다. 5월 광장은 마라도나를 주축으로 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한 후 팬들이 모여 환호하던 곳이기도 하다.
유족의 뜻에 따라 이날 저녁 장례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었는데, 조문 마감 시간을 앞두고 고인에게 미처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팬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이를 통제하려는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바리케이드를 뚫고 무질서하게 밀려드는 팬들에게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결국 고인의 유해는 혼란 속에서 예정보다 조금 일찍 카사 로사다를 떠나 장지로 향했고, 장례 차량이 지나는 길목마다 수많은 팬이 아르헨티나 국기를 흔들며 배웅했다. 베야 비스타 묘지에선 유족과 가까운 지인들만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묘지 밖에는 역시 추모 인파로 가득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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