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 식사가 유방암의 전이와 재발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중해식 식이는 채소, 과일, 콩류, 통곡물 등을 매일 먹고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 생선과 해산물, 닭고기 등 가금류를 섭취하는 것이다. 당분을 많이 포함한 음식과 가공된 육류, 기타 가공식품 섭취는 철저히 제한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 연세대 간호대 이향규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팀은 지중해식 식이의 유방암 재발 억제 가능성을 밝힌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유방암 재발에는 비만, 신체 활동 부족,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등이 영향을 미친다. 지중해식 식단은 심혈관 질환, 암, 비만 등 대사질환의 보호 효과가 있어 유방암 재발 예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과체중이거나 대사적 위험 요인을 1개 이상 가진 유방암 경험자 20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지중해식 식이를 실시했다. 그 결과 체질량 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와 허리둘레,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혈액검사 지표가 개선됐다.
지중해식 식이는 ‘세포밖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내 마이크로RNA(miRNA)의 발현에도 영향을 미쳤다. miRNA는 작은 RNA(small RNA)의 한 종류로 생물의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우리 몸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 질병 진단 또는 치료에 이용되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지중해식 식이 이후 800여개의 miRNA 중 36개가 상향 조절, 6개가 하향 조절됨을 밝혀냈다. 또 경로 분석을 통해 해당 miRNA들이 유방암 관련 에너지 대사, 혈당조절, 인슐린 조절 기전과 관련이 있음을 알아냈다.
이지원 교수는 5일 “이번 연구는 적은 표본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시도되지 않은 세포밖 소포체의 miRNA 변화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지중해식 식이를 통해 유방암의 전이나 재발의 위험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암 학술지(Cancer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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