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와 국립보건연구원이 함께 개발 중인 혈장 치료제가 다음달 2차 생산에 들어간다. 신속하게 환자들에 투약하기 위해 연내 임상 2상과 치료목적사용승인 신청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본격 공급을 위해서는 혈장 치료제의 원료인 ‘혈장’ 확보가 관건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로 개발 중인 ‘GC5131A’의 임상 2상을 고려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중앙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 등 6곳에서 6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 초 상용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GC녹십자에서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의 임상시험용 2차 혈장제제 생산이 시작됐다”며 “10월 중순에 제제 공급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2차 생산에 들어간 혈장제제는 1차 생산의 4배인 240명 분량이다. GC녹십자 오창공장은 연간 140만ℓ의 혈장처리 능력을 보유해 생산설비에는 부담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혈장 공여에 난항을 겪고 있어 임상 종료 후 본격 치료제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 1명에 투약할 혈장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2~3명이 혈장을 공여해야 한다. 지난 4일 기준 혈장 공여를 마친 인원은 1936명으로 600~800명분의 혈장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2차 제제 생산은 가능하지만 9일 기준 완치자가 1만7023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혈장 공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혈장 공여로 인해 확진자 낙인이 찍히는 것을 꺼리는 데다가 헌혈이 일상화되지 않은 국내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혈장을 공여한 완치자는 “헌혈과 혈장 공여는 크게 다르지 않다”며 “‘확진자가 많은데 굳이 내가 해야 하나’라는 생각 대신 혈장 공여를 하는 게 현 상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공여를 독려했다.
혈장 채장은 헌혈과 유사해 500㎖ 채장에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채장 후 2주가 지나면 다시 한번 공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GC녹십자는 원활한 혈장 확보를 위해 경기 고대안산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 경북대병원, 대구 파티마병원에서만 가능했던 채장을 적십자가 운영하는 헌혈의 집에서도 가능하게 했다.
한편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 치료제 CT-P59는 지난 25일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 허가를 받았다. 현재는 임상 2·3상 시험 계획을 식약처가 심사 중이며 이달 중 상업용 항체 대량생산이 계획돼 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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