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러시아 등 세계 각국이 패스트트랙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는 것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견제구를 던졌다. 임상 시험을 채 마치기도 전에 사용 승인부터 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놓칠 수 있다는 경고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HO 수석 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국은 임상 시험을 완료하지 않은 약품을 승인할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것은 아주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현재 각국은 코로나19가 종잡을 수 없이 퍼지자 백신 3상 임상 시험을 완료하기 전에 패스트트랙으로 사용 승인을 내리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상 임상 시험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FDA 국장이 직접 나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돕기 위해 승인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평가다. 앞서 러시아도 2상 임상 시험을 마친 자체 백신을 곧바로 승인해 효과나 안전성에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백신 개발은 일반적으로 1, 2상 임상 시험을 거쳐 3단계 임상까지 통과해야 국가의 승인을 받게 된다. 시험 대상이 수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많고, 수개월간 진행되는 3단계 시험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돼야 비로소 백신으로서 진정한 생명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스와미나탄 수석 과학자는 “WHO가 선호하는 방식은 백신의 완전한 임상 시험 결과가 나온 뒤 WHO가 개별 약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사안별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완전한 임상 시험을 거치지 않는 패스트트랙 방식의 경우 집중적인 추적과 안전을 위한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하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수백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너무 서두르면 일부 부작용을 놓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창궐할 당시 WHO가 3상 임상 시험을 거치지 않은 백신을 사용했으며 결과적으로는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기는 하다고 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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