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이동통신에 대한 정부의 첫 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속도는 SK텔레콤이, 안정성 면에선 KT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 지역의 5G 커버리지(서비스 제공 지역)는 이통 3사 모두 양호했고, 6대 광역시에서는 LG유플러스 5G가 넓은 지역을 아울렀다. 실제 체감 품질이 여전히 떨어진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지만, 정부는 망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5G 보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상반기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4월 세계 첫 5G 상용화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5G 투자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처음 실시한 조사로, 서울과 6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5G 서비스를 평가하는 중요 지표인 다운로드 속도는 통신 3사 평균 656.56Mb㎰를 나타냈다. 4G LTE(롱텀에볼루션) 평균 다운로드 속도인 158.53Mbps보다 불과 4배 정도 빨라진 수준이다. 3사 중에서는 SK텔레콤의 속도가 788.97Mbps로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KT(652.10Mbps)보다 20.8%, LG유플러스(528.60Mbps) 49.2% 빠른 속도다.
백화점, 대형마트·병원 등 5G를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은 3사 평균 약 1275개로, 5G 서비스가 원활히 제공되는 비율(가용률)은 67.93%로 집계됐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시설(1606개)에서 가장 높은 가용률(79.14%)을 보였다. LG유플러스는 1282개 시설에서 가용률 60.08%, KT는 938개 시설에서 가용률 64.56%을 나타냈다.
5G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커버리지는 서울 지역에서 KT가 433.96㎢로 가장 넓었다. SK텔레콤은 425.85㎢, LG유플러스 416.78㎢로 3사간 차이가 크진 않았다. 6대 광역시 조사에서는 LG유플러스가 993.87㎢로 가장 넓은 커버리지를 보였고 KT가 912.66㎢, SK텔레콤이 888.47㎢로 뒤를 이었다.
5G 서비스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LTE 전환율’은 수치가 낮을수록 5G가 잘 유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조사에서는 KT가 4.55%로 가장 낮았다. SK텔레콤은 4.87%, LG유플러스는 9.14%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정부의 평가 결과가 자주 끊기고, 속도도 느린 실제 사용 경험을 반영하지 못한 조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6월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이 공개한 조사결과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5G 네트워크가 유지되는 시간의 비율이 SK텔레콤 15.4%, LG유플러스 15.1%, KT 12.5%로 매우 낮게 조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평가 방법과 환경의 차이로 빚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오픈시그널의 경우 커버리지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 조사가 이뤄진 반면, 정부 평가는 각 통신사가 제시한 5G 가능 지역에 대한 조사만 이뤄졌다. 또 오픈시그널은 네이버·유튜브 등 사용자들이 실제 5G를 이용하는 서비스에 접속할 때의 속도를 측정한 반면, 정부는 단말기가 각 통신사 서버에 접속하는 구간에 대해 속도를 측정했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가입자들 사이에선 통신사의 5G 광고에서 “20배 빠르다”고 강조한 것과 이번 조사 결과에 차이가 크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이통사들은 “28㎓ 주파수 대역의 5G 단독모드(SA)에서 이론상 LTE보다 속도가 20배가량 빠르지만 5G 망이 완벽히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정부의 평가는 국내 5G 환경인 비단독모드(NSA) 방식의 3.5㎓ 주파수 대역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정부는 이번 평가를 통해 통신사가 경쟁적 투자에 나서면서 품질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5G가 아직 커버해야 할 곳이 많지만 LTE보다 속도가 3~4배 나온 것으로 보아 5G망이 안정적으로 깔려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주파수 폭 확대나 기술개발 등이 이뤄지면 (기대 속도에) 근접해 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8월 중순부터 하반기 5G 품질평가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통사 측은 “5G 투자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며 품질 개선을 약속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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