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는 20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박 전 시장의 피고소 사실 사전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 건에 대한 공소권이 경찰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건 상당히 중요하지만, 법령·규정 내에서 경찰이 할 수 있는 역할 범위 내로 이뤄져야 한다”며 “피혐의자 또는 피의자가 사망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수사가 거의 불가능하고 법 규정에도 종결 처리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고소 사실이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에 고소·고발이 접수돼 있어 검찰 판단을 지켜보면서 경찰 수사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경찰이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 접수 사실을 당일 청와대에 보고한 데 대해서는 “정부조직법 등 통상적인 국가 운영 체제에 따라 보고한 것으로 안다. 사회의 이목을 집중하는 중요 사건 등에 대해서는 발생 단계에서 보고하는 것으로 우리 내부 규칙에 규정돼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이라며 유포된 ‘지라시’에 대해서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를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이라고 일각에서 부른 데 대해 “우리 내부 규칙에 의하면 범죄 피해를 봤다고 신고한 사람은 피해자라고 인정하고 그에 준해 필요한 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등이 사용한 ‘피해 호소인’ 용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는 경찰 조사를 앞둔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 대해서는 “출석 조사가 이뤄지면 (여러 의혹에 관해) 상당 부분이 파악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특보는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기 전인 8일 오후 3시쯤 박 전 시장을 찾아가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시냐’고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임 특보가 사전에 고소 여부를 알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창룡 후보 “박원순 고소 접수, 당일 문자로 보고 받아”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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