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엄마는 신변을 비관해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는 9살 딸을 살해했다. 또 다른 엄마는 가정불화를 이유로 2살 아이를 살해했다. 재판부는 이 두 엄마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울산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주영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43)에 대해서도 징역 4년과 함께 법정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울산 자신의 집에서 자폐성 발달장애 2급을 가지고 있는 9살 딸에게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항정신병제 등의 성분이 든 다량의 약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장애로 인해 혼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딸에 대한 양육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2017년 11월부터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시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남편마저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휴직과 입원치료를 반복하며 생활고를 겪게 되자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됐다.
B씨는 2018년 12월 울산 자신의 집에서 방안에 가스를 채우는 방식으로 2살 된 아들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남편이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생활비를 주지 않고, 외도까지 하게 되자 가정불화 끝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재판부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우리 사회에서 살해 후 자살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자주 되풀이되는 공통된 원인으로, 자녀의 생명권이 부모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그릇된 생각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범죄는 동반자살이란 명목으로 미화될 수 없다”며 “우리는 살해된 아이의 진술을 들을 수 없다. 동반자살은 가해 부모의 언어다. 아이의 언어로 말한다면 이는 피살이다. 법의 언어로 말하더라도 이는 명백한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사건의 발생 원인을 가해 부모의 게으름, 무능력, 나약함 등에서 비롯된 개인적 문제로만 치부해버리는 것 역시 동의할 수 없다”며 “범행에 이른 경위에 개인의 문제 못지않게 사회 구조적 문제가 작용하고 있음이 명백한 이상, 가해 부모에 대한 단죄만으로 범죄를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이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 “그런데도 개인의 불행이 아무리 견디기 힘들더라도, 아이를 살해하는 행위는 그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송혜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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