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문화콘텐츠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전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만큼은 사용자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면서 나날이 세를 넓히고 있다. 넷플릭스, 구글 등 전통 강자에 맞설 숏폼플랫폼 ‘퀴비’도 도전장을 내밀면서 OTT 판도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4~16일 디즈니의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 북미 가입자는 전주 대비 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역시 가입자가 4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OTT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해외 지역에서는 트래픽 과부하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넷플릭스와 구글은 지난달부터 스트리밍 화질을 낮추고 다운로드 속도를 늦추는 등 인터넷 사용량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해외 OTT의 인기는 날로 커지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3월 국내 넷플릭스 사용자가 2월 대비 22% 증가한 463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총 사용시간도 2월 대비 34% 증가해 역대 최대치라는 결과를 내놨다. 유튜브도 총 사용시간이 16% 증가했다.
유튜브, 넷플릭스가 장악한 스트리밍 시장에 ‘대형 신인’ 퀴비(Quibi)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퀴비는 미국 시장에서 출시 하루 만에 다운로드 30만회를 기록했고, 접속자가 폭증하면서 한 시간가량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는 등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공동 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HP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맥 휘트먼이 만나 탄생시켜 ‘할리우드의 창의력과 실리콘밸리 기술력의 결합’으로 기대를 모았다.
퀴비는 주력 콘텐츠가 10분 이하의 짧은 영상임에도 ‘할리우드급의 품격’을 갖췄다는 평가다. 실제로 대형 제작사들의 투자도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순식간에 18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유치하기도 했다. 퀴비의 구독료는 월 4.99달러(광고 포함)와 7.99달러 두 가지 요금제로 운영된다.
새로운 OTT 강자로 북미·유럽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디즈니플러스도 국내 진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동통신 업계는 자사 OTT를 띄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웨이브(wavve)’를 출범시킨 SK텔레콤은 오는 9월 17일까지 자사 LTE와 5G 이용고객에게 서비스 첫 가입 후 2개월간 월 100원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시즌(seezn)’ 운영사인 KT는 LTE 데이터ON톡(월 4만9000원) 요금제부터 기본형 OTT 상품을 무료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OTT 사용자가 늘어나는 지금이 ‘가입자 유인의 적기’라는 기대와 ‘최후의 생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루 감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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