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의 대부’ 자니윤(한국명 윤종승)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8일(현지시간) 오전 4시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193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서울 성동고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미국에서 영화배우, 스탠드업 코미디언 등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동양인 최초로 ‘자니 카슨의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로도 같은 프로그램에 30회 이상 출연하며 현지인들에게 인상 깊은 코미디를 선보였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1989년부터 1990년까지 자신의 이름을 건 ‘자니윤쇼’를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공중파에서 처음 선보인 미국식 토크쇼였다. 그 뒤로 등장한 ‘주병진 쇼’ ‘서세원 쇼’ ‘이홍렬 쇼’ 등의 시작이 된 셈이다.
2014년 박근혜정부 당시에는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돼 활동했다. 그러나 2년 뒤 임기 종료를 앞두고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했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치료와 요양 생활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치매까지 얻어 요양 시설인 헌팅턴 양로센터에서 지내왔다.
윤씨는 지난 4일 혈압 저하 등으로 LA의 알함브라 메디컬센터에 입원했으나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시신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메디컬센터에 기증하기로 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진다.
현지에서 고인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말년까지 교류했다는 한 지인은 연합뉴스에 “깨끗하게 산 사람이었다”며 “자손이 없어서 외롭고 쓸쓸하게 살다가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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