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진료봉사를 나흘째 진행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가 있을 곳은 여의도가 아니라 대구라는 생각을 했다”며 “정치인 안철수가 아니라 의료진 안철수로서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대구에 머무르고 있는 안 대표는 4일 화상 연결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몸은 대구에 있지만 필요한 당무를 미룰 수 없어 오늘 화상 최고위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에서, 이태규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각각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직후 곧바로 의료활동에 나서려는 듯 안 대표는 파란색의 반소매 수술복을 입고 의료용 마스크는 턱 밑으로 내려 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안 대표는 동산병원 인근 서문시장을 언급하며 상황의 엄중함을 전달했다. “한강 이남 3대 시장 중 하나이고 대구를 상징하는 곳”이라며 운을 뗀 그는 “조선시대에도, 전쟁 중에도, 최근 대형화재가 났을 때도 계속 문을 열었던 곳인데 그 시장이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로가 한산하고 도시가 적막하다. 그렇지만 제가 직접 만난 대구 시민분들 한분 한분 모두 차분하고 침착했다”며 “엄중하지만 이러한 대구의 성숙한 시민 의식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안 대표는 자신과 같은 의료 자원봉사자들을 ‘영웅’이라 칭하며 “전국에서 휴가를 내고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오신 분들이 많이 있다. 이분들의 땀방울 속에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함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주말 여러 위인이 휴가를 내 대구로 향한다는 보도를 보면서 이 시점에서 제가 있을 곳은 여의도가 아니라 대구라는 생각을 했다”며 대구에서 진료 봉사를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저와 제 아내는 의과대학 학생 때 가톨릭 학생회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면서 만났다”며 “저와 제 아내는 이곳 대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정치인 안철수가 아니라 의료진 안철수,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인 안철수로서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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