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6.33% ↑…강남구·성동구 10% 넘게 올라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 전년보다 0.7% 포인트 오른 65.5%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17년째 가장 비싼 땅
올해 전국 표준지 땅값(공시지가)이 평균 6.33%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정부가 ‘가격 현실화’ ‘조세 형평성 맞추기’를 한 결과다. 특히 서울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의 공시지가는 전국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이 낮았던 비싼 땅의 공시가격을 현실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정책 목표도 반영됐다.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전국 평균 65.5%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전국 표준지(50만 필지)의 공시지가를 발표했다. 기준점은 올해 1월 1일이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공시 대상 토지 3353만 필지 중 대표성을 띤 50만 필지를 대상으로 산출한 가격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개별 토지의 공시지가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된다. 보유세 등 세금과 부담금 부과, 건강보험료를 매기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6.33%로 지난해(9.42%)에 비해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지난해 급격한 공시가격 현실화 작업을 했던 터라 올해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광역시·도별로 서울(7.89%) 광주(7.60%) 대구(6.80%) 등이 전국 평균보다 많이 올랐다. 반면 울산(1.76%) 경남(2.38%) 충남(2.88%) 등은 평균을 밑돌았다.
국토부는 특히 서울 지역 가운데 비싼 땅의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데 집중했다. 서울 강남구(10.54%), 송파구(8.87%), 서초구(8.73%) 등 강남 3구와 마포구(7.97%), 용산구(7.86%), 성동구(11.16%) 등 ‘마용성’의 표준지 공시지가는 평균 상승률을 훌쩍 넘겼다. 주로 ‘개발 호재’가 영향을 미쳤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사옥 건립 예정 용지(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땅값은 ㎡당 6500만원으로 지난해(5670만원)보다 14.64%나 올랐다.
이번 공시지가 인상으로 현실화율은 전국 평균 65.5%에 이르렀다. 지난해엔 64.8%였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시세에다 지난해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감안해 ‘+α’를 추가로 반영했다. 비싼 땅의 공시가격을 우선적으로 현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용도별로는 주거용이 전년 대비 7.70% 올라 가장 큰 변동률을 기록했다. 상업용(5.33%)은 지난해에 비해 상승률이 7.05%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상업용 표준지의 공시가격을 대폭 올렸던 만큼 올해는 상대적으로 현실화율이 낮았던 주거용 표준지를 노린 셈이다. 올해 주거용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4.8%로 지난해(63.7%)보다 1.1% 포인트 올랐다. 상업용(67.0%)은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올해 전국에서 표준지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169.3㎡)였다. 2004년 이후 17년째 부동의 1위다. ㎡당 가격이 1억9900만원으로 지난해(1억8300만원)보다 8.7% 상승했다. 국토부의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세부담 상한 미적용) 이 부지 소유자는 보유세를 지난 해보다 50% 늘어난 2억956만원(재산세 1억4478만원+종합부동산세 6479만원) 납부해야 한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13일 0시에 공시되며 국토부 홈페이지나 각 지자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음 달 13일까지 이의 신청을 받는다. 국토부는 접수한 이의신청을 토대로 재조사를 거친 뒤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다시 거쳐 4월10일 최종 공시할 예정이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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