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아파트에 ‘영어를 쓰지 않는 주민은 나가라’는 인종차별성 공지가 붙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동부 노리치의 한 15층짜리 아파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지문이 게시됐다고 2일 보도했다.
‘해피 브렉시트 데이’라는 제목의 공지문에는 “마침내 위대한 조국을 되찾았다”며 브렉시트를 환영한다는 내용과 함께 “이 건물 내에서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로 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영어로 말하기를 원치 않는 이들은 영국을 떠나야 한다”는 경고가 적혀있었다.
또 “영국을 감염시키지 말고 돌아가라” “진화를 하든가, 아니면 떠나라” 등 모욕적인 말까지 덧붙여져 있었다.
논란이 일자 노리치 시의회는 지난 1일 트위터에서 문제의 공지문을 언급하며 해당 사건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리치 지역의 마이크 스토너드 의원은 “누가 그곳에 공지문을 붙였든, 증오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많은 이가 다양한 이유로 브렉시트를 찬성했지만 이런 일을 묵인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비판했다.
노퍽 경찰 역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장과 CCTV 영상을 조사하는 중”이라며 “이번 사건을 공공질서를 위반한 인종차별적 가중 범죄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에 증오와 불관용을 위한 장소는 없다”면서 “누구도 자신의 정체성을 이유로 위협에 직면해서는 안 되며, 우리가 함께 연대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공지문은 제거된 상태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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