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참모들의 라디오, TV 출연 빈도가 늘고 있다. 비정규직 증가 등 논란이 되는 현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직접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나오는 것이다. 다만 친여 인사들이 진행하는 매체에 자주 출연해 해명만 늘어놓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청와대가 일방통행식 홍보에만 치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3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대해 해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1년새 86만7000명 늘어난 748만1000명을 기록했다.
황 수석은 “지난해 조사에서는 정규직이었을 사람이 올해는 비정규직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비정규직 근로자 분류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바뀐 조사 방식이 적용되면서 숫자가 급증했다는 얘기다.
청와대 참모들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대입 정시 비중 상향에 대해서도 적극 설명하고 있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지난 22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교육 문제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뜻은 지난 4개월간 똑같았다. 당정청 간 협의가 충분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정시 확대를 놓고 청와대와 교육부 간 엇박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일축한 것이다. 이광호 교육비서관도 최근 라디오에서 “정시 비중 확대가 모든 대학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가 진행하는 매체에 주로 출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정태호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등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서 일방적으로 조 전 장관과 정부를 옹호해 왔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황 수석에게 “9월 평균 고용률이 66.7%로 역대 최고인데, 이거는 (언론들이) 보도 안 하더라”고도 했다.
청와대 인사들은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도 잇따라 출연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정을 맞추다 보니 해당 매체에 나간 것일 뿐, 친 정부 매체를 선별하거나 하진 않는다”고 해명했다.
참모들의 언론 매체 출연은 지난 1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부임 이후 증가 추세다. 노 실장은 “비서진이 나서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가 미디어를 통해 본인들 입장만 알리는 데 급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야권 인사는 “통계가 나쁘게 나오면 정책을 수정하고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먼저”라며 “정책 입안자들이 방송에서 ‘우리는 잘 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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