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력 용의자가 특정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또 다른 목격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7·9차 사건의 목격자 3명 외에도 4차 사건 당시 용의자를 본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모방범죄로 밝혀진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두 9차례의 화성 사건 가운데 4차 사건 당시 목격자가 있었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확인, 이를 토대로 목격자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해당 기사는 1990년 12월 14일 연합뉴스에서 보도한 것으로, 9차 사건 이후 작성됐다. 기사에는 화성 사건 용의자의 특징을 종합한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의 수사를 종합해 보면 범인은 ▲B형 혈액형의 20대 남자이고 ▲머리가 좋고 화성군 일대 지리에 밝으며 ▲168㎝ 정도의 키에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원형 문신이 있을 가능성이 있고(7차 범행 시 목격자 진술) ▲호리호리한 체격에 턱이 다소 뾰족한 형(4차 범행 시 목격자 진술)’이라는 부분이다.
경찰은 이 중 ‘▲호리호리한 체격에 턱이 다소 뾰족한 형(4차 범행 시 목격자 진술)’이라는 부분에 주목했다. ‘4차 범행 시 목격자’는 아직 존재와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당시 수사기록에 4차 사건 목격자가 등장하는지 살펴보는 한편, 과거 수사에 참여했던 전·현직 경찰관들을 상대로도 이 목격자를 기억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그만 단서라도 찾기 위해 당시 경찰 기록과 언론 기사 등 연관 있는 모든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4차 사건 목격자를 비롯해 단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확인하고 있지만, 자료가 워낙 방대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화성 사건 목격자로는 7차 사건 당시 용의자와 마주쳐 몽타주 작업에 참여한 버스기사와 버스안내양, 9차 사건 당시 피해자인 김모(14)양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20대 남성이 대화하는 모습을 목격한 전모씨 등 3명이 있었다. 경찰은 최근 법최면 전문가까지 투입해 버스안내양과 전씨를 상대로 조사했지만 유의미한 진술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로 특정된 이모(56)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나흘 연속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씨는 “나는 화성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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