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의 미세한 오프사이드를 인정해 득점을 취소한 비디오 판독(VAR)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속눈썹 오프사이드’라는 비웃음이 새어나왔다.
토트넘 홋스퍼는 21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레스터시티와 가진 2019-2020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대 2로 졌다. VAR로 득점이 취소된 후반 19분부터 힘을 잃고 무너져 역전을 허용했다. 토트넘은 2승 2무 2패(승점 8)로 5위에 머물렀고, 레스터시티는 3승(2무1패·승점 11)을 챙겨 3로 도약했다.
손흥민은 동료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과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전반 29분 선제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의 감각과 케인의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잡은 뒤 적진으로 쇄도하던 케인에게 감각적인 힐패스를 연결했다. 케인은 상대 수비진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발을 뻗어 선제골을 완성했다.
문제의 판정은 후반전에 나왔다.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후반 19분 수비수 서지 오리에는 레스터시티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에서 득점이 취소됐다. 이에 앞서 손흥민이 오프사이드 반칙을 저질렀다는 이유에서였다.
손흥민은 동료 미드필더 탕귀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아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흐른 공은 케인을 거쳐 오리에의 슛으로 이어졌다. 주심은 은돔벨레가 패스하는 순간에 손흥민의 어깨가 미세하게 상대 수비진 끝부분보다 앞섰다고 판정했다.
손흥민이 걸려든 오프사이드 트랩은 센티미터 단위로 분간해야 할 정도로 미세했다. 토트넘은 그 뒤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레스터시티는 후반 24분 히카르두 페레이라의 동점골, 후반 40분 제임스 메디슨의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손흥민의 오프사이드를 인정한 VAR 결과를 놓고 곧 장외에서 논쟁이 불거졌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방송 해설자 게리 리네커는 트위터에 “VAR이 쓰레기처럼 사용되고 있다. 경기에 도움이 돼야 하는데 생명력을 빨아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 베팅업체 패디파워는 트위터에 경기를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VAR은 손흥민의 속눈썹이 오프사이드에 걸렸다고 판정했다(the VAR lads rule that Son’s eyelash was offside in the buildup to the goal, preventing a catastrophic error)”고 비꼬았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손흥민이 오프사이드에 걸린 VAR을 보면 어깨가 밀리미터 단위로 앞섰다. VAR 판정이 다시 한 번 논란의 대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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