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누가 이 공격을 일으켰다고 사우디가 생각하는지, 우리가 어떤 조건 하에서 진행할지 등에 대해 사우디로부터 소식을 듣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라며 사우디의 판단에 따라 움직일 것임을 강조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을 공격한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자처했다. 하지만 미국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을 실질적 배후로 지목하고 있어 그간 이어져온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대응의 가능성을 암시한 것을 두고 AFP통신은 “이번 공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dpa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보복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트윗을 올리기에 앞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다만 미 정부 당국자는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며 “아직은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은 이번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위성사진 판독과 수집된 각종 정보가 이란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우리는 모든 국가에 공개적으로, 그리고 명백하게 이란의 공격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공격받은 사우디 시설의 개수와 드론이 시설을 타격한 각도 등에 근거할 때 드론이 예멘에서 날아왔을 가능성은 낮고,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 시설이 19곳인 반면 후티가 보유한 드론은 10대에 불과하다. 무인기 10대로 19개 표적을 타격할 순 없다”며 “위성사진을 보면 피습 시설은 한결같이 시설의 북서쪽 부분에 공격을 받았다. (사우디의 남쪽에 위치한) 예멘에서 그렇게 하기는 다소 어렵다”고 부연했다.
AP통신도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위성사진과 각종 첩보는 드론이 예멘에서 발사된 것이라는 후티 반군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공격 배후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그런 헛되고 맹목적인 비난과 발언은 이해할 수 없고 의미 없다”며 미국 정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군사적 대응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 수위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갈등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한 것이 있다. 그러자 이란은 지난 5월부터 핵 합의의 일부를 이행하지 않았고 미국과 이란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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