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발탁되면서 그를 지지했던 의원들의 글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27일 ‘조국 법무부 장관설 비판을 비판한다’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조 전 수석이 법무부장관에 발탁돼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과거 이명박 정부 때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반대했던 민주당의 주장을 무기로 삼아 조국의 법무부 장관설을 총력 공격할 것이 예상된다”며 “자유한국당의 시커먼 속셈이 뻔히 보이기 때문에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얘기를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는 2011년 7월 15일 당시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발표했다. 당시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앉힌 전례 없는 일도 벌어진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권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선임했다. 권 수석은 2011년 8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법무부 장관직을 역임했다. 야당은 이 사례를 근거로 조 전 수석의 법무부 장관 발탁은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두 사례는 겉만 비슷하다”며 한국당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두 수석은 청와대에서 역할이 달랐다. 권 수석은 사정기관을 통제하고 공직 사정을 주 업무로 했다. 반면 조 수석은 공수처 설립 등 사법개혁에 집중했다”며 “또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기대하는 역할이 다르다. 이 전 대통령은 권력 누수를 단속할 목적이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사법개혁을 이어나갈 목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권 수석은 쭉 검사의 길을 걸었지만, 조 수석은 법학 교수”라며 “비검사 출신은 검찰을 통제하는 데 태생적 어려움이 있다. 검찰 장악이 목적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이어 “두 수석은 파트너인 검찰총장이 다르다. 윤석열 총장 후보자는 훨씬 강골이다. 조 수석은 장관이 되어도 사법개혁 추진만으로 벅차다”며 “마지막으로 문 정부 출범 이후 권력기관과 조직문화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코드’를 맞출 사람조차 없다”고 야당의 ‘코드인사’ 비판을 반박했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이 조 전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카드는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라며 “묻고 싶다. 야당이 동의해주는 개혁적 인사가 있으며, 그런 분이 입각해도 야당이 사법개혁을 비롯한 개혁 입법 처리를 양보할까”라고 반문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당시 조 전 수석의 법무부 장관 입각설에 힘을 실었다. 안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조국이 청와대 민정수석직을 지내는 동안 검찰 중립을 위해 헌신한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며 “따라서 검찰 개혁을 바라는 국민이라면 조 수석이 법무부 장관에 적임자라는 점에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안 의원은 또 촛불국민이 원하고 있다며 조 수석이 법무부장관직 제의를 받으면 수락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촛불국민은 대통령께서 그의 희망과 상관없이 검찰개혁과 중립이라는 대의를 실천할 기회를 주길 바랄 것”이라며 “조 수석은 교수 시절 ‘실천적 지식인으로 살며 좋은 세상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끝까지 지키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지난 9일 문재인 내각 2기를 발표하며 조 전 수석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개각 발표 브리핑에서 “법학자로 쌓아온 학문적 역량과 국민과 원활한 소통능력, 민정수석으로서의 업무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개혁, 법무부 탈검찰화 등 핵심 국정과제를 마무리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첫 출근을 하며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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