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산행에 나섰다가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의 행적이 일주일이 넘도록 오리무중이다. 군과 경찰, 소방당국이 나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휴대전화가 없어 위치추적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29일부터 육군 37사단 장병과 경찰, 소방 구조대 등 200여명이 조양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이다. 수색대는 지난달 23일 실종 당시 조양이 있었던 충북 청주시 가덕면 내암리의 계곡 일대를 살펴보고 있다.
수색용 드론 9대와 수색견 6마리 등을 동원해 조양의 이동경로를 추정하고 있지만 조양의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대는 무심천 발원지가 있는 계곡 위쪽 1.5㎞ 구간과 아래로 3.2㎞ 떨어진 마을 입구까지 양방향을 수색 중이다.
지적장애 2급인 조양은 실종 당시 “벌레가 많아 못 가겠다. 산에서 먼저 내려가겠다”고 말한 뒤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의 아버지 조한신씨는 “산 위에 있는 무심천 발원지를 보러 가기 위해 산행에 나섰다가 520m 정도에서 ‘벌레가 많아 더는 못 가겠다’고 아내에게 말한 뒤 혼자 산에서 내려갔다”며 “아이가 물놀이를 즐기던 장소에 있을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아 실종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조양의 아버지는 “아이가 말은 느리지만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할 정도로 인지 능력에 큰 문제가 없는 편”이라며 “길눈도 밝고 되돌아온 길은 꼭 찾아서 돌아가곤 했다. 내암리 냇가는 3~4번 온 적이 있어 하산 도중 길을 잃어버렸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본다”로 덧붙였다.
수색에 동참한 박연수 전 직지 원정대 대장도 “하산 도중 갈림길에서 등산로가 아닌 샛길로 들어섰더라도 대부분 수풀로 막혀있거나 나무가 우거져서 산속 깊숙이 들어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조심스럽지만 은누리가 제대로 산에서 내려온 뒤 누군가에 의해 행방불명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도 조양의 실종 기간이 길어지자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목격자 수색과 CCTV 10여 대를 분석 중이며 계곡을 오간 차량을 추적해 블랙박스도 확인 중이다. 경찰은 또 조양의 사진과 인상착의 등이 담긴 전단을 배포하고 있다. 전단에 따르면 실종 당시 조양은 회색 상의와 검정색 치마 반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테가 파란색인 안경과 트레킹화를 착용했다. 어깨 정도의 단발머리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아 위치추적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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