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신흥공업구관리위원회 사무청사 회의실에서 한국 예미정 안동종가음식체험관과 중국 아라리식품, 문화 예술인 관계자들이 신흥무관학교 독립군생도밥상 복원 등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항일투쟁에 나섰던 만주 독립군들이 먹었던 밥상이 복원된다.
상하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만주 항일 무장투쟁의 요람이었던 신흥무관학교 생도들이 먹었던 음식과 독립군의 전투식량을 고증, 복원시키는 움직임이 본격 시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예미정 안동종가음식체험관은 최근 중국 연변아라리식품유한공사와 연변 신흥공엽구관리위원회 사무청사 회의실에서 ‘독립군 밥상’ 복원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전통식품 개발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예미정 관계자는 “청산리 전투와 봉오동 전투에서 사단병력의 일본군을 섬멸하고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혁혁한 전공을 기록한 ‘만주 항일 무장투쟁 독립군의 체력은 과연 어디서 나왔을까?’하는 호기심이 독립군 밥상 복원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만주 독립운동사는 인명과 일제탄압 기록, 당시 판결기록, 전투 및 사건 위주로 고증, 복원돼 왔으나 일제 당시 독립운동의 중심이었던 연변과 경북 안동의 양 지역 전통음식과 특산물을 중심으로 민간단체와 기업이 주축이 돼 만주 독립운동사 연구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MOU 체결에는 석주 이상룡 선생 휘하에서 신흥무관학교 재건과 군자금 획득, 밀정색출 등을 수행하다 신흥무관학교 최후의 1인으로 순국한 항일지사 추산 권기일 선생의 손자 권대용 안동 권씨 종손과 박정남 안동종가음식교육원장, 조일호 예미정 대표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도 안창만 연변주신흥공업구창업원 주임, 이창욱 세계한인무역협회 연변지부 통상위원장, 김선숙 연변아라리식품 대표, 김승종 연변작가협회 이사 등 연변지역 문화, 경제, 언론계에서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중국 측이 사전 기초자료 수집에 들어가 이날 소개된 신흥무관학교 생도밥상은 닭고기 옥수수국수, 버들치호박잎매운탕, 녹두계란조당수, 토끼고기 감자만두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가 주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독립군 전투식량으로는 명태살을 섞어 단백질을 보강한 옥쌀주먹밥과 말린 건두부를 옥수수가루에 섞어 반죽해 달군 가마솥에 구워낸 옥쌀누룽지떡 등으로 단백질을 보강한 옥수수 음식과 야전에서 먹기 쉬운 미숫가루와 간편한 볶은 콩 등으로 조사돼 눈길을 모았다.
1920년 6월 중국 만주 길림성 도문시에서 일본관동군 사단병력을 궤멸시킨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와 같은 해 10월 연길 화룡시에서 일본 정규군 연대병력을 섬멸한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전투는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광복의 희망을 키웠다.
예미정은 오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이날 소개된 독립군 음식을 토대로 ‘신흥무관학교 독립군 생도밥상 시연회’를 갖고 새로운 웰빙 종가음식 개발을 위한 토대도 마련할 예정이다.
조일호 예미정 대표는 “병참과 보급이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규군을 맞아 싸워 이긴 독립군의 체력을 뒷받침한 음식이라면 애국식품을 넘어서 건강 웰빙식품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애국 독립음식이 개발되고 100년 전 만주 항일 무장투쟁에 대한 관심이 더욱 국민관심사로 승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당시 하늘을 찌를 듯 높은 사기와 함께 강인했던 독립군의 체력을 뒷받침한 음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