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로 매체 ‘위키리크스’ 창업자 줄리안 어산지(47)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런던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피신 7년 만이다.
그는 2010년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기밀문서를 폭로해 미국의 1급 수배자가 돼 지난 2012년 6월부터 영국 에콰도르 대사관에 7년 동안 피신해 있었다.
이날 체포는 에콰도르의 레닌 모레노 대통령이 ‘국가 주권’ 결정으로 어산지의 망명자 지위를 박탈한 직후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데다 살이 많이 붙은 듯한 어산지의 모습에 대중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멀끔한 차림에 잘생긴 얼굴을 언론에 드러내왔던 그였기 때문이다.

이날 런던 경찰이 에콰도르 측 요청 외에 제시한 법적 근거는 2012년 런던 법원이 발부한 보석 중지 재수감 체포장이다. 어산지는 2010년 스웨덴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수감됐으나 얼마 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런던 법원이 보석 중지 명령을 내리고 경찰이 체포하러 오자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도주해 망명 신청을 한후 허락을 받고 대사관 한쪽에서 살아온 것이다.
모레노 대통령은 어산지가 여러 나라의 내정에 개입하는 등 망명자 관련 국제협약을 여러 차례 위반했다는 근거도 들었다.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의 7년간 생활 비용으로 500만 파운드(74억4000만원)를 썼다는 사실이 13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가 대사관에 머무는 동안 대사관 벽에 대변을 칠하는 등 최소한 지켜야 할 규범을 지키지 않는 행동들을 일삼아 왔지만 우리는 인내해왔다”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그간 망명을 허락한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의 좌파정권에 의해 보호받아 왔지만, 2017년 모레노가 취임하면서 그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어산지는 미국 군사기밀을 빼내는 데 공모하고 이를 자신이 세운 위키리크스를 통해 보도한 인물이다. 지난 2010년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던 첼시 매닝 일병이 유출한 문건을 받아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실상을 알렸다. 이후 그는 미국의 1급 수배자가 돼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이 같은 그의 행적을 두고 언론 자유를 위해 희생한 영웅이냐, 불법적인 방식으로 국가기밀문서를 취득한 범법자냐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백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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