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데이비드 맬패스 미 재무부 차관,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마크 그린 미 국제개발처장과 함께 이방카 보좌관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세계은행 지분의 1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때문에 세계은행 총재는 관례적으로 미국이 지명한 인물이 맡아왔다. 전임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지명된 김용 전 총재였다. 김 전 총재는 2016년 재선에 성공해 원래대로라면 2022년까지 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임기를 3년 남겨놓고 돌연 사퇴했다.
김 전 총재가 사퇴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세계은행이 기후변화 등 각종 현안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어오던 게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행정부는 김 전 총재 후임으로 친(親)트럼프 성향 인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방카 보좌관이 세계은행 총재가 될 경우 ‘정실 인사(nepotism)’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가 백악관 요직에 올라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대한 눈길도 곱지 않은 상황이다. 아무리 미국의 영향력이 크더라도 미국 대통령의 딸에게 국제기구 수장을 맡기는 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드 리우 민주당 하원의원은 “미국인 중에서 세계은행 총재로 가장 어울리는 사람은 비앙카 트럼프일 것”이라며 “그는 패션 사업을 말아먹었을 뿐만 아니라 미합중국 대통령 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방카 보좌관이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이방카 트럼프’를 폐업한 것을 언급하며 비꼰 것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로 이방카를 세계은행 총재에 앉힌다면 고대 로마 시절 칼리굴라 황제가 말(馬)을 원로원 의원으로 임명한 사건과 비견할 만 하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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