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으나 초반 활약은 신통치 않다. 부상과 재활을 오랜 시간 반복하며 화려한 재기의 축포를 꿈꿨지만 적응은 좀 더 필요해 보인다. 다시 돌아온 과거 자신의 자리 왼쪽 풀백에 홍철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있다. 2019 아랍에미리트 연합(UAE) 아시안컵 정예요원 김진수 얘기다.
지난 7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필리핀과의 경기는 김진수에게 의미가 남다른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처음 선보이는 실전이자 10개월 만에 복귀한 A매치였다. 김진수는 지난해 3월 A매치 북아일랜드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결국 2018 러시아 월드컵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둔 같은 해 6월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월드컵 주축 수비수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종 명단에서 빠질 수밖에 없었다.
벤투 감독은 박주호를 포기하면서까지 이번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김진수 카드를 사용했다. 그가 소집 훈련에서 벤투 감독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벤투호에서 경기를 뛴 적 없는 김진수의 합류에 다소 의외란 시선도 많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그가 부상 이후 얼마나 컨디션을 끌어올렸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관심과 실망의 무게감은 비례한다. 부상 여파로 아시안컵 대비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한 탓일까. 김진수는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예전 같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발휘하지 못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현재도 꾸준히 부상 부위를 관리하며 훈련의 강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끔찍했던 부상의 기억이 오버랩되며 항상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에게 더 큰 적은 반세기를 넘겨 탈환하지 못했던 아시안컵 우승컵에 대한 부담감보다 무릎 부상 재발의 두려움이었다.
결국 11일 키르기스스탄전에선 김진수 대신 홍철이 선발로 나섰다. 홍철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울산 전지훈련 막판 발목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이 여파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 이어 아시안컵 필리핀전까지 결장했으나, 다시 제자리를 찾고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41분 코너킥을 통해 김민재의 선제골을 돕기도 했고, 장기인 위협적인 킥으로 상대 수비수들의 간담을 계속해서 서늘케 했다.
홍철은 지난해 벤투호의 6차례 A매치 평가전에 모두 출전한 선수다. 벤투 감독의 확고한 베스트 라인업 중 한 명이다. 홍철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자연스레 동 포지션 경쟁자인 김진수의 출전시간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진수의 아시안컵 최종 명단 승선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는 이들도 많았다. 눈초리를 씻는 것은 결국 김진수의 몫이다. 그는 필리핀전을 끝내고 재기를 약속했다. “지금은 아프다고 해서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더 아프고 싶지도 않고, 아프지 않아야 한다. 몸 상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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