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엔 없고, 힐만엔 있었던 것’ 세밀한 단기전 작전야구

Է:2018-11-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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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2007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다. 가을야구는 언제나 먼 나라 이야기였다. 2008년 단 한 사람이 이를 확 바꾸어 놓았다. ‘No Fear’라는 구호를 들고서다.

제리 로이스터(66) 전 롯데 감독이다. 타자가 헛스윙 삼진을 당해도, 야수가 실책을 해도 로이스터 전 감독은 ‘굿(good)’을 외치며 기운을 북돋았다. 그러나 소심한 플레이에 대해선 ‘노 피어’를 외치며 질책했다. 초구 타격을 강조했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풀 스윙을 요구했다. 메이저리그의 전형적인 빅볼 야구를 구사했다.

투수에겐 과감한 몸쪽 승부를 요구하며 안타를 맞아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롯데의 ‘꼴찌 근성’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 그해 9월 사직 야구장에서 부산 갈매기를 부르며 야구팬들에게도 적극 다가섰다. 그리고 126게임 체제에서 69승 57패를 기록했다. 승률 0.548이었다. 롯데에겐 꿈의 승률로 여겨지던 5할을 넘긴 것이다.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가을야구에 임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의 로이스터 전 감독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그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만났다. 타선은 정규시즌때를 고집했다. 단기전에서의 세밀한 작전 야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 라인업을 고려하기 보다 타자들에게 맡겼다. 투수 교체 타이밍 역시 정규시즌과 똑같았다. 코치진의 고언은 듣지 않았다. 결과는 3연패였다.

이듬해인 2009년 롯데는 133게임을 치러 66승 67패, 승률 0.496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4위였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베어스를 만났다. 먼저 1승을 했지만 내리 3연패했다. 정규시즌 4위로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2010년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먼저 2승을 따냈다. 3~5차전을 내리 내줬다. 포스트시즌 최초 리버스 스윕패였다.

결국 로이스터 전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하고 한국을 떠나야만 했다. 매년 가을야구에는 진출하게 만들었지만 우승까지 가기엔 한계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일방적 메이저리그식 빅볼만을 고집했던 그였기 때문이다.

반면 트레이 힐만(55) SK 와이번스 전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우승으로 마무리지으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정규시즌 모습은 로이스터 감독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야구, 장타력 위주의 야구를 구사했다. 그리고 소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달랐다. 베테랑 박정권(37)을 과감히 기용했다. 정규시즌 14게임에서 0.172를 기록하고 있던 박정권이었다. 철저하게 데이터를 중시해 상대 라인업에 따라 선수를 교체했다. 번트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몸소 체험한 단기전용 작전 야구를 구사한 것이다.

로이스터 전 감독이 롯데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은 지대하다. 그러나 그가 주변에서 조언한 단기전 승부수를 과감히 수용했다면 현재 롯데의 모습은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되어 있을지 모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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