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가 결승전에서 일본을 2대 1로 완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축구에 많은 긍정 메시지를 전달해준 대회였다. 미래를 이끌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으며 선수 커리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고 파울루 벤투 체제로 돌입하게 된 A대표팀의 세대교체에도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았다. 3장의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황의조와 손흥민, 조현우는 단연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들의 특별함을 증명해냈다. 그들 못지않게 빛나며 대표팀의 주역으로 떠오른 선수는 전경기를 소화한 왼쪽 풀백 김진야였다.
월드컵과 다르게 아시안게임은 17일 동안 7~8경기를 치르는 긴박한 일정을 보내게 된다. 그런만큼 선수들의 체력관리를 염두에 둔 로테이션 정책은 필수적이다. 김학범 감독 역시 이를 인지하고 “주전은 없다. 전 선수들이 많은 시간을 뛸 것이다. 로테이션은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김진야에게 로테이션이란 없었다. 조별예선 3경기부터 결승까지 일곱 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다. 도합 682분을 소화하며 사실상 전 경기 풀타임을 뛰었다.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힐 법 하지만 지치지 않는 체력과 열정으로 대표팀의 우승에 크나큰 기여를 했다. 김진야가 이번 대회에서 뛰지 않은 시간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연장 후반에 교체돼 8분을 쉰 것이 전부다. 왕성한 활동량과 체력을 바탕으로 대표팀의 좌측 수비라인을 책임졌다.
당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선수 선발에 있어서 김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풀백 자원 부족이었다. 더 낮은 연령 대표팀까지 범위를 넓혀 후보 선수를 찾았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오른발잡이인 김진야를 왼쪽 풀백으로 포지션 전환시켰다. 오른발잡이인 김진야는 소속팀 인천 유나이티드에선 오른쪽 풀백을 맡으며 우측 공격을 도맡고 있다. 이러한 김 감독의 전술적 판단은 그대로 적중했다.
특히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김진야의 ‘철인’과 같은 체력은 빛을 발했다. 풀타임 뛴 연장전 후반에 들어서도 온 몸을 던져 태클로 상대의 흐름을 끊고, 뒤쪽 공간을 커버하는 등 일본의 공격수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고 바뀐 포지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살인적인 일정을 모두 버텨내며 묵묵히 헌신한 김진야에게 대표팀 선배들의 찬사 역시 이어졌다. 최용수 SBS해설위원은 “이번 대회의 숨은 일꾼이다. 한국 가면 사비로 링거를 한 대 맞혀주고 싶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안정환 MBC해설위원 역시 김진야의 활약에 “정말 대단하다. 지치지 않는 체력을 선보인다”고 감탄했다.
김진야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금메달로 보상받았다.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며 “7경기를 다 뛸 거란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가능할까 생각했다. 바로 다음 경기만 최선을 다하자고 계속 생각했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어느덧 K리그 2년차인 김진야의 새로운 발견은 의미가 크다. 대표팀에서 이미 우측 풀백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김문환이 이번 대회 활약을 바탕으로 오는 7일과 11일 A매치 평가전을 치르는 벤투호 1기에 승선했다. 그동안 A대표팀의 풀백 선발은 오래 묵은 고민이었다. 병역 문제까지 해결한 그가 차세대 한국 수비에 큰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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