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보수진영의 거물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사망 이후 시큰둥한 자세로 일관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센 비난에 휘말리자 마지못해 “그를 존경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의 정치적 견해 차에도 불구하고 존 매케인이 미국을 위해 헌신한 것을 존중한다”며 매케인 의원 사망 후 사흘만에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해 7월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 25일 애리조나주 히든밸리에 위치한 자택에서 81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매케인 의원 사후 미국 전역에서는 그를 ‘신념을 지킨 정치인’으로 추모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지만 매케인 의원과 앙숙지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아 논란을 샀다. 매케인 의원의 유족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례식에 오지 말아 달라”고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의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만에 입장을 내놓았다. 재향군인회 등 보수층의 반발을 살까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트위터 등을 통해 “그를 존경한다”고 밝혔지만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미국인은 별로 없는 듯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사망 후 하루 만에 원상복귀 시켰던 백악관의 성조기도 향후 5일간 다시 조기로 게양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미국 국기 규정에는 의회의 일원이 사망한 당일과 다음 날에는 국기를 반기로 내려서 게양하는 조기를 게양해 조의를 표하도록 돼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의원이 사망하자 딱 ‘규정대로’ 조기를 계양했다가 원상복귀시켰다가 여야 모두의 항의를 받았다. 추모 분위기에 재차 조기게양도 지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은 불참하지만 장례식 연설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부 대표로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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