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긴급 체포됐다. 이 남성은 며느리와 손주, 지인 등이 보는 앞에서 아들 가슴에 산탄총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한 A씨(63)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9시31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33층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아들인 30대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파이프 형태의 사제 총기를 이용해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 있는 산탄 2발을 연달아 발사했다. 산탄은 내부에 여러 개의 조그만 탄환이 들어 있어 발사 시 한꺼번에 다수 탄환이 발사되는 총알이다.
A씨가 쏜 산탄에 가슴 부위를 맞은 B씨는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범행 당일은 A씨의 생일로 아들 B씨가 축하 잔치를 열었고 B씨와 며느리, 손주 2명, 지인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이후 도주한 A씨를 추적해 이날 0시20분쯤 서울에서 붙잡아 인천으로 압송했다.
경찰은 A씨를 체포한 후 그가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현장에 출동, 시너와 타이머 등 사제 폭발물을 발견해 제거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제 총기 등을 보내 제작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파이프 모양의 총기는 조잡한 형태로 피의자가 직접 제작한 것인지, 다른 곳에서 구매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총기와 폭발물 제작 경위,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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