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낮 북한에 도착해 1박2일간의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지난 3월 말과 5월 초에 이번이 세 번째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후속협상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얼마나 조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정오쯤 전용기편으로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내렸다. 성 김 필리핀 대사, 랜덜 슈라이버 국방부 차관보,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센터장,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 등이 수행단으로 동행했다. 폼페이오 장관 일행은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이용호 외무상 등 북한 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은 뒤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 짐을 풀었다. 이어 오찬을 함께 한 뒤 곧바로 북·미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 머무는 기간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도착 직전 중간 기착지인 일본 요코타 공군기지에서 이번 수행단에 함께 한 미 국무부 기자단에게 “우리 지도자들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약속하고, 북·미 관계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면서 “나는 이번 방북에서 합의의 세부 사항을 채우고, 두 정상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모멘텀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며 “북한도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당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약속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한 등에 대한 사항은 적시돼 있지 않아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최근 미국 언론들은 국방부 산하 정보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북한이 보유 핵무기와 비밀 생산시설을 은폐할 우려가 있다”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낸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핵시설 공개에 관한 첫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북한 비핵화 작업을 위해 핵무기와 핵 관련 시설 등에 대한 현황 파악이 우선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뜻이다. 이와 함께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기간 동안 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 가운데 하나인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 및 송환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미 유해송환에 필요한 물품들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북한에 보낸 상태다. 일각에선 양국간 새로운 관계 구축의 일환으로 상호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이 이번에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완전한 신고, 검증 그리고 폐기로 이어지는 3단계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 북한이 확실히 합의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1일 성 김 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판문점 실무협상에서도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핵심 조항을 놓고 합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워장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평양 도착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북한 지도자들과의 계속된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평화를 위해선 노력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행) 기내에 있을 때 (에어포스원을 타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대통령은 내게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의 다르고 밝은 미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5일 새벽 2시쯤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공군기지를 떠난 폼페이오 장관은 앵커리지를 경유해 6일 오전 일본 도쿄 인근 훗사에 있는 요코타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잠시 내렸다가 오전 9시 50분쯤 평양으로 떠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일정을 마친 뒤 7일 오후 일본 도쿄로 넘어와 8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 측에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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