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한 관계자가 만난 자리에서 ‘미투(Me Too·나도 말한다)’운동이 또 언급됐다. 먼저 얘기를 꺼낸 쪽은 북측이었다. 비슷한 상황은 지난달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에서도 벌어졌다.
남북 통일농구대회 참석차 평양을 방문 중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우리 측 대표단은 5일 오전 10시20분부터 고려호텔 2층 ‘면담실-1’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일행과 환담했다. 회동이 이어지는 동안 우리 측 취재진은 김 부위원장을 수행하는 북측 관계자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한 북측 관계자가 “남조선 남자들은 왜 그러냐”고 말했다고 한다.
관계자는 또 방북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환담장에 올 계획이냐는 물음에 “나는 북남관계만 한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어 “조선 말만 할 줄 알지 코 큰 나라 사람들 말은 모른다. 묻지 마시라”고 덧붙였다.
풍계리 핵실험장 공동취재단은 지난달 28일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북측 안내원들이 미투를 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취재단은 “안내원들이 남측에 대한 정보를 다뤄서 그런지 많이 알고 있었다”면서 “한 안내원은 ‘한국에 미투가 있는 거 안다’며 동행한 여기자에게 악수도 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환담은 사전 조율 없이 이뤄졌다. 조 장관은 당초 우리 여자 농구선수단을 격려할 계획이었지만 북측이 2시간 전쯤 고위급 인사가 숙소를 방문할 것이라고 통보해 일정을 취소했다. 우리 측은 방문하는 북측 인사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조 장관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농구대회에 불참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지금 국무위원장께서 지방 현지 지도길에 계신다”며 “오늘 경기도 보지 못할 것 같다고 해서 조 장관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조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회 첫날인 4일에도 남북 혼합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남녀 선수단을 포함한 우리 대표단 101명은 지난 3일 평양으로 출발했다. 6일 오후 서해 직항로를 통해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남북 통일농구대회는 2003년에 이여 15년 만에 열렸다.
평양=공동취재단,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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