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더독의 반전 드라마. 월드컵이 세계 축구팬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다. 2018 러시월드컵에서도 이변은 계속되고 있다.
본선 진출 32개국이 모두 한 경기 이상을 소화한 20일 현재 개최국 러시아를 제외하고 각 조 톱시드로 분류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7개국 포르투갈, 프랑스, 아르헨티나, 브라질, 독일, 벨기에, 폴란드는 합계 승점 9점을 얻는데 그쳤다. 승리한 국가는 프랑스와 벨기에뿐이다.
이마저 프랑스는 호주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가까스로 거둔 1점차 신승을 거뒀다. 벨기에는 3대 0으로 완승했지만, 그 상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출전국 중 최약체로 꼽히는 파나마였다. 브라질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멕시코에 충격의 일격을 맞았다.
이들 대부분 2연승을 거둔 후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편하게 3차전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됐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3차전까지 총력전을 벌여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혼돈이 찾아온 것이다.
이변이 속출하는 만큼 숨어있는 각 대륙 ‘언더독’들의 반란 앞에선 스타플레이어의 이름값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만큼 투지와 조직력을 앞세운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1차전 이변의 희생양이 된 다섯명의 축구 스타들을 꼽아봤다.

1. 리오넬 메시
아르헨티나는 지난 16일, B조 1차전서 아이슬란드와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같은 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스페인전 해트트릭으로 라이벌 리오넬 메시에게도 관심이 집중됐으나, 메시는 페널티킥을 실패하는 등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아이슬란드는 점유율을 내주더라도 준비한대로 침착하게 자신들의 수비전술을 유지했고, 메시는 직접 득점을 노리기보단 하프라인 근처까지 내려와 공격을 조율했지만 별다른 찬스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했다.
소속 클럽 FC바르셀로나에서는 2017-2018 프리메라리가에서 프리킥으로만 6골을 기록해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세웠지만 이 경기에서만은 감각이 빛을 발하지 않았다.

2. 네이마르
18일 오전 열린 스위스전에서 브라질 대표팀은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중반만 해도 쿠티뉴의 선제 득점으로 좋은 흐름을 탓던 브라질이었지만 이후 느스한 플레이에 발목이 잡히며 승점 1점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선발 출전한 네이마르는 지난 2월 소속팀 파리 생제르망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올랭피크 마르세유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었다. 그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상대 수비수들로부터 10차례 파울을 비롯한 집중 견제 속에서 네이마르는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부상 부위의 통증으로 19일 코스타리카전 훈련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며 팬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3. 토마스 뮐러
토마스 뮐러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다.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월드컵 골(10골)을 기록한 선수기도 하다. 최근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월드컵만 오면 펄펄 나는 뮐러의 대표팀 승선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5골을 추가하면 월드컵 사상 최초로 3연속 5골 고지를 점령하고, 6골이면 대표팀 선배 미로슬라프 클로제(16골)와 함께 월드컵 통산 최다골 기록을 다시 쓴다.
이런 그도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독일은 중앙 밀집의 멕시코 수비형태를 뚫어내는데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으며 그들의 빠른 역습 속도에 당하고 말았다. 실점이후 후반전 라인을 끌어올렸음에도 답답한 공격 속에 멕시코의 끈끈한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뮐러 역시 최악의 경기력을 펼쳤다.

4.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완성형 정통 스트라이커의 대명사로 꼽히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2014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합류한 뒤 195경기에서 151골을 기록한 ‘특급’ 골잡이다. 골대 앞에서 보이는 침착한 골 결정력 뿐만 아니라 개인 능력으로 골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드리블과 볼 키핑 능력까지 훌륭한 선수다. 2016-2017 시즌에 이어 2017-2018 시즌에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도 꼽혔던 모습과 달리,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세네갈전에서는 강력한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레반도프스키의 부진과 함께 폴란드는 아프리카 강호로 꼽히는 세네갈에 1대2로 패했다. 세네갈의 속공 축구에 당한 폴란드는 자책골과 수비에서의 패스 실수로 두 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레반도프스키는 90분 동안 단 2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단 한 개로, 그마저도 정지된 상태에서 나온 프리킥이다.

5. 하메스 로드리게스
토마스 뮐러에 이어 월드컵 득점왕의 부진은 계속됐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팀이 일본에 0대 1로 뒤진 후반 10분 팀의 패배를 막기 위해 교체 출장했다. 하지만 부상 후유증 때문인지 무거운 모습을 보이며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후반 41분에는 거친 태클로 옐로카드까지 받았다. 결국 최약체로 꼽혔던 일본에 일격을 당한 콜롬비아는 16강 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메스는 콜롬비아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축구 스타로 대체할 수 없는 팀의 ‘에이스’다. 다음 상대인 폴란드와 세네갈에게 승리하기 위해선 하메스의 활약이 절실한 콜롬비아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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